벼꽃 / 정재대 시인

오피니언 / 조기홍 기자 / 2014-08-22 14: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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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꽃 / 정재대 시인

 

가녀린 꽃잎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실바람에 떨어져...
오밀조밀한 이랑을 지나
물꼬에 곤두박질하여
졸졸졸 노래 들으며
꽃 중의 꽃은
눈물을 머금고
부평초랑 동동
넓은 개울로 떠나가고

하늘을 향해
빳빳하던 이삭은
크고 작은
풍상을 견디며
쑥스러운 듯
살며시 고개 숙여
예쁘고 탐스럽게 영글며
황금 들녘을 향해 치닫고
삽날이 무디도록 정성을 다한
농부 환한 미소엔
곡간을 채울 가을걷이 꿈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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