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학술림 나영학 전 사무소장, 《한국의 자연문화유산-식물편》 발간

경남 / 김예빈 기자 / 2026-05-13 17:35:16
  • 카카오톡 보내기
자연문화유산 천연기념물 식물 277그루, 천연보호구역 11곳 총망라
▲ 경상국립대학교 학술림 나영학 전 사무소장과 저서

[파이낸셜경제=김예빈 기자] 경상국립대학교를 정년퇴직한 나영학 전 학술림 사무소장이 《한국의 자연문화유산-식물편》(부크크, 952쪽, 10만 3600원)을 발간했다.

시인이자 생태환경 칼럼니스트, 식물생태 사진작가인 나영학 전 사무소장은 현재 한반도식물자원연구소와 사단법인 ‘숲과 정원’에서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경상국립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술림에서 35년간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연구했다.

저서로는 《조선왕조실록의 식물과 의약재 사설》, 대한민국 순수과학상을 수상하고 세종도서에도 선정된 《인문학으로 본 우리 나무 이야기》, 우리나라 야생화의 모든 것을 총정리한 해설집 《야생화 산책》, 시집 《더 없는 행복이어라》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마산학술림 내 편백림의 성장 특성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이처럼 나무, 식물, 의약재 등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온 나영학 전 소장이 이번에 발간한 책은 《한국의 자연문화유산-식물편》이다.

이 책에는 국가유산 가운데 자연문화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 227그루와 천연보호구역 11곳을 총망라하여 수록했다(2026년 2월 기준). 천연기념물의 식물 부분을 노거수, 수림지, 마을숲, 희귀식물 자생지·분포한계지 등 4개 장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식물과 천연보호구역을 시도별로 찾아보기 쉽게 묶었다.

또한 각각의 식물과 천연보호구역 문화재의 세부사항(문화재명·소재지·수량·지정 면적·지정일·소유자(기관)·관리기관)을 기록했고, 식물의 대표 사진과 부속 사진(꽃·줄기·잎·열매·종자·목재·민속물 등) 1200여 장을 수록했다.

외국인도 우리의 자연문화유산 문화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식물의 학명과 국명을 기재하고, 중국명·일본명·한자명도 나란히 적었다.

특히 식물마다 ‘담설(談說)’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해당 자연문화유산의 역사, 지역의 문화와 정서, 식물의 생태적 특성, 식물과 인간의 오랜 관계 등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간략하게 정리했다.

이 부분은 나영학 전 소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자연문화유산을 단순히 나무로만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나영학 전 소장은 “나무는 지상의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선량하고 신비로우며, 나무처럼 포용과 소통을 지닌 존재도 드물다. 스스로를 지키면서 다른 생명을 돌보는 것이야말로 나무가 가진 위대한 포용력의 결정이다.

특히 노거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품고 살아가며, 기다릴 줄 알고 물러설 줄도 아는 넉넉한 마음을 평생 베푼다.”라고 말한다. 그가 오랫동안 나무를 사랑해 온 까닭이다.

나영학 전 소장은 “식물의 세계에도 경쟁은 존재하지만, 동물 세계에서 보기 힘든 상생의 미덕과 공존의 조화,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함께한다.”라고 말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노거수를 비롯해 자연과 식물을 깊이 이해할수록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변화무쌍한 현대생활에 지친 인간의 마음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활력소가 되어 준다.”라고 강조한다.

나영학 전 소장은 “33년 전,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런 책을 언젠가 써보려고 마음먹은 자신과의 약속을 70세가 돼서야 이루었다. 오랜 염원을 이루어 다행이고 행복이다.”라면서 “어떠한 조건도 탓하지 않는 나무는 기다릴 줄 아는 미덕과 나눔의 가르침을 일깨워 주는 참된 ‘정신적 존재’이다. 그 정신을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한다.

▣ 책 속에서
경상북도 예천의 ‘석송령(石松靈)과 황목근(黃木根)’은 인격을 부여받아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매우 특별한 나무이다.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호적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당당하게 자신의 명의로 된 토지에 부과된 재산세와 토지세를 납부하고, 그 땅에서 재산을 불려 마을 살림도 살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주민등록번호까지 가진 이 나무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의 뛰어난 문화적 역량과 전통을 간직한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이다. 단순한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거의 완벽한 인간의 삶을 산다. 우리나라의 자연문화유산 가운데 이런 나무가 있다는 것은, 자연을 살리고 아끼는 우리 민족의 슬기이자 큰 자랑거리이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의암송(義巖松)’은 장수군청 현관 바로 앞에서 자라고 있는데 나이는 400살 정도로 추정된다. 의암송은 임진왜란 때 논개 부인이 심었다고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고, 예전의 장수 관아 뜰에서 자라는 이 나무에 논개를 추모하는 뜻을 담아서 지역 주민들이 붙인 이름 같다. 근처에 논개 초상화가 있는 의암사와 그 아래에 의암호수가 있다.

경상남도 의령군 세간리 ‘현고수(懸鼓樹)’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부산포에 침입하자 당시 41살 유생이던 곽재우가 이 느티나무에 큰북을 달아놓고 치면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아 훈련을 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는 유서 깊은 나무다. ‘북을 매달았던 나무’라는 뜻에서 ‘현고수’라고 불리게 됐다. 지금도 해마다 열리는 의병제전 행사를 위한 성화를 이곳에서 채화한다.

[ⓒ 파이낸셜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