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순덕 할머니의 2억 4000만원 ‘내리사랑 |
[파이낸셜경제=김예빈 기자] 평생 행상과 폐지, 빈 병을 주워 모은 돈을 고향의 학생들을 위해 내놓은 ‘기부 천사’가 있다.
정읍시 칠보면 수청리 출신 박순덕(89) 여사의 이야기다.
박 여사의 손은 거칠다. 평생을 노동과 가난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훈장이다.
하지만 그 거친 손으로 건넨 나눔은 누구보다 따뜻했다. 박 여사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장학금을 기탁해왔다. 누적 기부액만 약 2억 4000만원에 달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그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박 여사. 고향의 후배들만큼은 돈이 없어 꿈을 접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 그 간절한 마음이 차곡차곡 모인 돈을 선뜻 내놓게 만든 원동력이다.
박 여사의 기부는 2021년 6월에 고향인 칠보면을 찾아 3550만원을 전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듬해인 2022년 5월에는 1억 500만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고향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2024년 4월 3000만원, 올해 4월 2600만원을 칠보면에 기탁했고, 지난 7월에는 ‘희망 2025 캠페인 유공자 시상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 수상을 기념하며 또다시 4000만원을 보탰다.
자신의 영광마저 고향과 나누려는 깊은 뜻이었다.
박 여사의 나눔은 지역 사회에 잔잔하지만 강력한 파동을 일으켰다. 칠보면은 그녀의 뜻을 기려 2023년부터 박 여사를 초청해 장학증서 수여식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저소득층 학생이 박 여사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갔다.
박순덕 여사는 “평생을 아끼며 살았지만, 나누고 나니 오히려 내가 더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한다.
남은 시간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하며 살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학수 시장은 “박순덕 어르신의 숭고한 뜻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며 “기탁해주신 장학금은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 파이낸셜경제신문 | 파이낸셜경제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