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나아가 세계는 트럼프의 ‘재림(再臨)’에 대비하고 있는가?

금융.경제 스페셜 / 전병길 기자 / 2024-01-04 02: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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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명석한 정치인'임을 선언하며 재선 도전
'2024년 세계의 가장 큰 위험'이라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紙의 경고

[파이낸셜경제=전병길 기자] 2024년은 세계 76개국에서 전국 규모의 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정치’의 해로 거듭났다. 이번 해, 특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은 11월 5일 예정된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다.

도널드 트럼프의 운명과 더불어 세계 경제와 정치의 미래가 걸린 이 대결에서 그의 승리 가능성은 이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한국, 나아가 세계는 트럼프의 ‘재림(再臨)’에 대비하고 있는가?

 



오늘 선거하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지지율 조사는 현재 트럼프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정치·의회 전문매체인 ‘더힐(The Hill)’은 2023년 12월 30일자 기사에서 “최근 실시된 509개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양자(兩者) 대결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4%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43.4%)을 2.0%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 지지율도 압도적으로 높아 작년 상반기 40%대에서 하반기 50~60%대로 치솟았다. 그가 작년 8월말부터 지난달 6일까지 4차례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에 모두 불참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트럼프의 자질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세계의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라며, 그의 보복적이고 경제적 보호주의적 태도에 대한 우려를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과감한 행동과 정책들로 미국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자신의 강력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7년 1월 20일 취임 첫날 아무런 토론이나 심의 없이 서명 하나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킨 트럼프는 지금도 “나는 당신의 보복(I am your retribution)”, “나는 당신의 전사(I am your warrior)”, “나는 당신의 정의(I am your justice)” 같은 거칠고 공격적인 언어를 외치며 미국 정치·사회에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절망을 호소하는 '트럼프 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회 내에서도 그에 대한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립과 함께 국내외적으로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으며,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은 지지와 비판을 동시에 낳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 및 발언은 이념적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에서 더욱 극명한 호오(好惡)를 반영한다. 진보와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그의 진면목에 대한 해석은 첨예하게 엇갈리며, 이로 인해 국내 정치적 온도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과 한미동맹에 대한 입장은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국내 논의는 단순한 흥미의 대상을 넘어 중대한 국가 안보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국제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미국 우선'의 스탠스를 견지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과 단일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대한민국은 향후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서 '트럼프 재림' 상황에 대비한 세밀한 전략 수립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대내외적으로 복잡다단한 이슈로 얽혀 있는 만큼, 대한민국 정부 및 정치권은 트럼프의 행보와 그에 따른 국제 정세 변화에 유연하면서도 원칙 있는 대응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은 중국, 글로벌리스트, 불법 이민을 주요 위협으로 규정한 그의 정책은 과연 미국과 전 세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종속을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이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공약하고 있다.

부과할 항목으로도 관세 인상, ‘트럼프 상호 무역법’, 기부금에 대한 세금 부과 등이 포함되어, 그의 정책이 미국 근로자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율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가져올 부담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트럼프 2기의 정책 윤곽은 헤리지티재단이 2023년 4월 발표한 ‘2025 리더십을 위한 사명(Mandate for Leadership 2025-The Conservative Promise)’이라는 정책 공약집과 아메리카퍼스트 정책연구소(AFPI)의 ‘패스웨이 투 2025(Pathway to 2025)’에서 드러난다. 싱크탱크·대학·정치 단체 등 80여개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라는 실천 조직도 결성돼 있다.

‘2025 리더십을 위한 사명’과 ‘패스웨이 투 2025’는 새 대통령의 수행 과제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트럼프 공약은 ‘어젠다(Agenda) 47’이라는 웹사이트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2022년 12월 15일부터 2023년 12월 22일까지 46편의 동영상에 직접 출연해 공약 내용을 설명했다.

그가 공화당 후보로 최종 지명되고,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의 ‘어젠다 47’이 어떻게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정치 판도에 영향을 미칠지 그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이 가져올 변화나 도전에 대한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대응 전략 모색도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어젠다 47’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밝혔다.

“오늘날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며 끔직한 여럿들이다. 예를 들어 불법 이민 폭증에 따른 국경 소멸, 도시에서 경찰력 집행 실패, 법치 파괴, 가족 붕괴, 하나님[神]을 없애고 인종·성(性)·환경을 받드는 좌파주의자들, 중국 등에 우리를 의존토록 만드는 글로벌리스트(globalist)들이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공약과 정책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그에 준비된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사안임이 분명하다.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기자 goinfo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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